거제 장승포는 한국 근·현대사의 심장과도 같은 공간이다. 일제강점기 항만 기반이 조성되며 거제에서 가장 먼저 도시 구조를 갖춘 곳이었고, 해방 이후에는 수산업과 무역업을 중심으로 도시적 기능을 형성한 근대문화의 중심지였다.
1989년 1월 1일 장승포는 거제군에서 분리되어 장승포읍(장승포·능포·마전·아주·옥포) 일대를 기반으로 ‘장승포시’로 승격되었다. 1995년 1월 1일까지 존속되면서 인구 5만을 유지하였고 이는 향후 거제군을 도농 통합시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또한 오늘날 거제시의 전 지역 발전을 가속화한 중요한 전환점이었으며, 항만·도시·문화 행정이 독립적으로 구축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통합 없이 독자적으로 두 개의 시 승격이 순차적으로 되었다면 지금의 거제도가 아니라 더욱 발전된 다른 행정구역의 거제도가 되었을 것이라는 여론이 회자되었다.
장승포시 상징으로는 철쭉꽃, 해송, 갈매기를 표징하였고 당시 장승포시와 거제군이 지역 공동발전 토론회를 삼성문화관에서 열었으나 단일안을 내지 못하면서 중요한 지역 발전 인프라 구축과 프로젝트 실현에 기회를 놓쳤다. 이때는 문민정부 김영삼 대통령 재임 기간(1993~1998년)으로 더욱 아쉬움이 남겨졌다.
무엇보다도 장승포 역사에서는 1950년 12월 23일, 흥남철수 작전에서 탈출한 1만 4천 5명의 피난민이 크리스마스였던 12월 25일 처음 발을 내딛었던 사건이었다. 이러한 계기로 장승포는 대한민국 휴먼스토리의 살아 있는 전설의 항구가 되었다. 이 도시는 피난민을 따뜻하게 품어냈으며 어업 전진기지, 수산업, 근대항만의 공동체가 서로 얽히며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왔다. 지금 우리가 장승포의 역사를 다시 불러내야 하는 이유는, 이 지난 역사의 스토리를 미래 발전전략으로 재구성하여 격변의 시대를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근대문화의 정체성 — 도시재생의 핵심 자산
장승포는 거제의 근대문화가 가장 먼저 응축된 도시다. 극장·전기발전소·세관·파출소·어시장·상가가 항만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근대 도시의 원형’을 갖추었다. 지금도 골목과 건물 사이 곳곳에서 근대 건축의 흔적과 생활문화의 잔재가 남아 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일본 신사의 터와 기단이 남아 있고 피난민 2세대·3세대가 운영하는 함흥냉면, 천화원 중국음식점이 성업 중이다. 이러한 자원은 단순한 지역 유산이 아니라 장승포만의 독자적 스토리를 구성하는 강력한 문화자산이다. 근대 건축물 보존·기록사업, 스토리 경관 조성, 근대문화 전시·체험 프로그램 등을 체계화한다면 장승포는 ‘근대문화 체험도시’로 새롭게 자리 잡을 수 있다.
흥남철수 휴먼스토리 — 세계사적 인도주의 장승포 브랜드 도시로 기네스북 등재 추진해야...
장승포의 정체성을 가장 강하게 규정하는 사건은 흥남철수 피난민을 식구처럼 따뜻하게 품어준 것이다.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실어온 1만 4천 5명의 피난민은 장승포항에서 생존의 숨을 돌렸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장승포는 절망한 피난민이 새로운 삶으로 안착한 휴머니즘 배경을 가진 도시이며, 인간애의 희생 가치를 상징하는 유일한 도시였다. 이 이야기는 도시 브랜딩의 핵심이자 관광·교육·예술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장승포만의 독특한 스토리로 남아 있다. 흥남철수 기념공원, 피난민 길, 인도주의 테마전시관, 스토리 아카이브 구축 등을 추진해 ‘휴먼스토리 도시’로 키워야 한다.
문화예술·수산업·치유관광 — 장승포가 가진 세 개의 힘
문화예술 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공연·전시·문화활동이 활발해 예술 생태계 확장이 가능하다.
수산업 수협 위판장과 어시장은 장승포의 오랜 생업 기반이자 살아 있는 수산문화 현장이다. 어구 디자인 개선, 수산물 브랜드화, 수산문화 플랫폼 조성 등을 통해 도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치유관광 양지암 숲길, 조각공원, 망산 해돋이, 수변 산책길 등은 특별한 치유·건강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바다 해돋이·숲·조각공원·문화예술을 잇는 치유 루트를 설계하면 장승포의 새로운 미래 관광 산업이 될 수 있다.
공진화 전략 — 수산업·예술문화·한화오션·휴먼스토리 도시의 공진화
장승포의 미래는 수산업과 예술문화, 한화오션, 휴먼스토리 공동체의 공진화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는가에 달려 있다. 도시재생과 관광산업, 수산업, 문화예술과 인성교육을 하나의 도시전략으로 통합해야 한다. 흥남철수 스토리 기반 문화지구 조성, 수산물 플랫폼 현대화, 수변관광 상권 활성화, 예술공간·창작마을 조성 등 이러한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공공·한화오션·민간 혁신 파트너십 구축 등이 포함된 ‘공진화 로드맵’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사업 나열이 아니라 장승포 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 엔진을 만드는 과정이다.
미래비전 — 지난 스토리 위에 새로 짓는 도시
장승포는 더 이상 쇠퇴의 이미지로 남아 있을 도시가 아니다. 근대문화 재생, 흥남철수 스토리, 수산문화, 문화예술·치유관광이 결합한 융복합도시로 성장할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 우리가 그 가능성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실현한다면 장승포는 대한민국 남동해안의 새로운 테마도시가 될 것이다. 과거의 문화 위에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여 희망의 해돋이 도시, 사람과 수산업, 휴먼스토리, 한화오션, 바다 자원이 함께 공진화하는 도시 — 그 중심에 장승포의 다음 100년이 기다리고 있다.
거제 장승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드립니다. 일부 표현에는 저의 주관적 견해와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음을 밝힙니다.
